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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같던 반려견 수목장했는데.." 장례업체의 '배째라' 영업

반려동물 장례업체 무허가 영업에 피해 속출

40대 여성 A씨의 반려견 미미(가명)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슬픔에 잠긴 A씨는 경기도 시흥의 한 반려동물 장례업체에서 미미를 수목장했다. 수십만원에 달하는 연회비가 필요했지만, 미미를 자식처럼 여겼던 A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A씨는 해당 업체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무허가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천사 같던 미미를 틈틈이 보러 가려고 연회비까지 낸 건데 이 업체가 갑자기 문을 닫아버리면 더 이상 미미를 못 보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시흥의 한 반려동물 장례업체가 고객을 속이고 개발제한구역에서 무허가 영업을 벌이면서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다. 이 업체는 언제 폐업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객 1인당 최대 40만원의 연회비를 받고 반려동물 납골당을 운영하고 수목장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 당국은 해당 업체를 수차례 검찰 고발하는 등 강도 높은 행정처분을 이어가고 있다.

전직 직원 B씨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지난해 7월부터 개발제한구역 내 사유지에서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불법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B씨는 “그동안 업체는 시흥시 단속으로 3000만~4000만원에 달하는 벌금과 과태료를 냈지만, 벌어들이는 금액이 훨씬 커 ‘배째라’식으로 영업했다”고 말했다. 시흥시 관계자도 “지금까지 해당 업체를 여러 번 검찰 고발했지만, 그때마다 업체 이름을 바꾸는 등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갔다”며 “(업체 관계자들이) 이런 일을 많이 해본 고단수라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시흥시는 지난 3일 이 업체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또 한 번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는 동안 고객들의 피해는 늘어갔다. 기자가 해당 업체에 직접 문의한 결과 반려동물을 봉안당에 안치하는 경우 첫 일년에 최대 40만원을 지불한 뒤 1년씩 계약을 갱신하며 처음 낸 비용의 70%를 부담해야 한다. 개별수목장의 처음 비용은 23만원, 공동수목장의 경우 35만원이었다. 현재 이 업체의 봉안당이나 수목장으로 안치된 반려동물은 200여마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흥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업체에서 장례를 진행한 고객 명단과 연회비 납부 내역 등을 모두 입수할 방침”이라며 “업체에 폐업 전 반드시 고객들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연회비 등을 물어주라고 통보했다”고 했다.

해당 업체는 왜 불법적으로 영업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7월 말에 폐업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업체 관계자는 “계속 운영되는 것이 맞냐”는 고객의 질문에는 “정확하게,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다른 말을 했다. 이 업체는 경기도 화성시에도 추가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려동물 장례업체는 대부분 서울 밖에서 화장장을 구비하고 운영한다. 동물보호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지방자치단체에 합법적으로 동물장묘업으로 등록하고 영업하고 있는 반려동물 장례업체는 전국에서 37곳이다. 무허가·무등록 불법 반려동물 장례업체의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시흥시 관계자는 “불법 업체를 적발해도 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건 과태료 부과 정도”라며 “벌금을 물리거나 폐업 명령을 내리려면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장례라는 개념 자체가 아직 낯선 만큼 관련 규제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