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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질병

은퇴 12일 만에 무지개다리 건넌 119 구조견 소백이…


최고 영예 ‘탑독’에도 선정되는가 하면 수많은 생명을 살리며 최고의 119 구조견이 된 소백이가 은퇴 12일 만에 무지개다리를 건넌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30일 KBS에 의하면 소백이가 일반 가정으로 입양을 간 지 12일 만에 숨을 거뒀다고 한다.

한편 소백이는 지난해 1월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당시 수색, 구조 임무를 수행해 유명해졌다. 당시 소백이는 이틀 만에 지하에서 첫 번째 실종자를 발견하는 데 이어 한 달여 기간 동안 총 6명의 매몰자 중 4명의 위치를 찾는데 큰 공을 세운 바 있다.

이를 포함해 녀석은 9년간 총 223건의 재난 현장에서 13명의 생명을 구했으며, 소방청장배 전국 119 경진대회에서 탑독(TOP DOG)의 영예를 안기도 한 명견이다.

이후 소백이는 지난 13일 9살(사람 나이 약 65세)의 나이로 영남 119 특수구조대 소속 119 구조견에서 은퇴해 평범한 반려견이 됐다. 

입양자는 소백이의 남은 견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넓은 마당이 있는 주택으로 이사해 녀석을 맞이했다고 한다.

하지만 매체에 의하면 소백이는 입양 온 지 이튿날부터 구토와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동물병원에서 수차례 검사 끝에 소백이는 지난 22일 ‘급성 림프종(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이미 여러 장기로 암 세포가 퍼진 상태로 늦은 시기였다.

결국 소백이는 림프종 진단 3일 만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이에 대해 입양인은 KBS와의 통화에서 “소백이가 기침을 하는데도 몰랐다면 문제고, 그걸 알면서도 멀쩡하다며 검진 없이 은퇴시켰다면 더 큰 문제”라며 ‘관리 소홀’ 문제를 충조평판했다.

갑작스러운 소백이의 죽음에 소백이의 핸들러였던 김성환 소방장 역시 당황함을 표했다.

소백이는 은퇴 전에 받은 건강 검진 당시 ‘기도 염증’ 진단을 받아 기침 증상만 있을 뿐 다른 특이 소견은 없었다고 매체에 설명했다. 이때가 소백이의 시금석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전부 그들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가혹하다.

이어 “그렇게 아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프지 않았다면 일반 가정에서 더 행복한 노후를 보냈을 것이다. 갑자기 환경이 바뀌면서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조금 울먹이기도 했다.

오랫동안 우리가 평균적인 일상으로 여겨왔던 소백이의 모습들이 은퇴 이후 극명하게 갈라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평생을 사람을 위해 살다 간 소백이의 안타까운 죽음에 은퇴한 구조견이 반려견으로 노후를 보내기 위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은퇴견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라는 발상의 전환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뛰어난 청각과 후각으로 재난 현장의 인명구조를 맡은 119 구조견은 전국에서 35마리가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119 구조견은 이제 거의 최고의 단계에 도달하기도 했다.